[김윤경의 촉(燭)]"종전선언은 언론이 키워…北, 추가도발 가능성"
[김윤경의 촉(燭)]"종전선언은 언론이 키워…北, 추가도발 가능성"
  • 신평택신문
  • 승인 2020.10.13 10: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가 7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지금 (남북미를 둘러싼) 상황은 아주 긴박하다고까진 보지 않는다. 다만 지난 30여년간 정체됐던 상황이 2018년 (남북과 북미 간) 정상회담까지 갔던 경험에 비춰볼 때엔 하노이 노딜 회담 이후 어려워진 게 맞다. 내려가는 국면이다. 그리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 안보 구도를 생각할 때 남북 요소보다는 '미국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건 사실이다. 그것이 꼭 미국 대통령 선거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말이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만약 대통령에 당선되면 취임 전후로 북한은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것이다. 경험칙으로도 그렇고 북한은 원래부터 남한이 아닌 미국과 주 게임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렇다.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은 저강도 도발에 지나지 않았다."

위성락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전 주러시아 한국 대사의 현 상황에 대한 진단이다.

위성락 전 대사는 종전선언에 대해선 현 정부가 추진하려는 것보다 언론이 부풀려 섣불리 비판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미 관계를 복원하고 나서도 최근 몇 년 유행한 톱다운(Top-down: 정상간 협상으로부터 내려오는 식) 외교에만 계속 집착할 것이 아니라 톱다운(하향식)과 바텀업(Bottom-up: 실무자들이 협상을 주도하는 식) 외교가 조화롭게 섞여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거기엔 디테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중요하게 "외교는 정파성과 당파성을 떠나야 한다"는 지론을 폈다. 그는 이런 내용과 함께 외교부를 떠난 지난 2016년 이후 현재까지 이러한 북핵 문제와 관련한 의견을 담은 저서를 올해 안에 출간할 예정이다.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가 7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다음은 위 전 대사와의 일문일답(인터뷰는 지난 7일과 12일 이틀간에 걸쳐 대면 및 전화로 진행됐다).

-연평도 공무원 피격 사건, 북한 노동당 창건일 열병식, 여기에 곧 다가오는 미국의 대선까지, 현재 북한 문제를 둘러싼 관련국들의 상황은 긴박하다고 봐야 할까.

▶ 지금 아주 긴박하다고까지는 보지 않는다. 하지만 어려운 때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북핵 문제는 30여년동안 진행된 고질적 문제지만 2018년에 정상들이 모여서 담판하는 장이 열렸다. 기회라면 기회지만 정상 간의 담판은 잘못되면 곧바로 위기로도 갈 수 있는 측면이 있다. 현재는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어려워졌는데 그게 실무진들이 하는 협상이 아니라 정상들 간에 했던 협상이 결렬된 거라 더 타격이 컸던 것이다. 지금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진로, 북핵 문제의 향배는 물론이고 한반도 안보 구도까지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우 중차대한 국면인 건 맞다.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건 남북 간 변수일까, 아니면 미국 변수가 더 클까.

▶ 달갑지 않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남북 변수보다는 미국 변수가 더 큰 것이 사실이고, 그게 현실이다. 북한이 왜 핵을 만들었는가. 북한은 그걸 미국의 압살 정책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서 만들었고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없어지는 순간 더 가질 필요가 없다고 말해 왔다. 그러니까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주 게임을 하는 것이고 남쪽하고는 주 게임이 아닌 거다.

-'6자 회담'의 틀은 폐기가 됐다고 볼 수 있나.

▶폐기까진 아니다. 지금 가동되지 않고 있는게 사실이고 가동될 가능성도 없는 게 사실이긴 하다. 지금 대신 전면에 올라 있는게 남북, 북미 양자협상이다. 그러나 남북협상은 중단됐고 북미협상도 답보 상태다.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국들은 조금 더 밖에 있는 국면이다. 그러나 6자회담에 있어서도 미국 요소가 가장 컸다. 주요 협상은 미국이 하는 거고 거기서 진전이 있으면 6자회담도 진전이 있고, 거기서 진전이 없으면 6자회담도 진전이 없고 항상 그랬었다. 비유가 적절한 지는 모르겠지만 6자(회담)는 '전체회의'이고 '설계자'이며 양자(회담)가 그 안에 있는 거라 볼 수 있겠다.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협상과 상황이 더 진전되면 꼭 6자회담의 틀이 아니더라도 주변국들의 관여가 불가피하고 그들과 함께 마무리해야 할 것이다. 북한은 6자를 안 하려고 한다. 미국은 꼭 열의가 있는 것 같진 않고 중국과 일본, 러시아 등은 원하는 것 같다. 한국의 현 정부는 지금 북한하고 양자(회담)도 됐고 해서 6자회담에 열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장차에는 주변국들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하다. 그렇게 탑을 쌓아 올릴 때 무너지지 않게 할 수 있다.

-최근에 남북 간에 불거진 문제들, 연평도 피격 사건이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한국 입국, 이런 것들은 복합적으로 영향을 줄 사안들일까 아니면 개별적으로 풀어나가야 할 문제일까.

▶ 지금 대화가 끊기고 상황이 어려워졌고 이렇게 생겨나는 일들이 호재라기보단 부담스러운 사안인 게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작은 이슈라고 생각한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진행된 열병식 소식을 1~11면에 걸쳐 보도했다. 신문은 이날 열병식에서 공개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초대형방사포, 대구경조종방사포 등 여러 종류의 무기를 게재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지난 10일 당 창건 75주년 기념식에서 열병식이 있었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이동식 발사체, 그리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이 선보였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 저강도 도발이었다. 시험발사하거나 하는 대신 (무기를) 보여주는 걸로 했다는 점에서다. 그래도 보여주는 것 중에선 강도가 있는 편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북한은 완전히 다른 가능성(추가 도발 등)도 열어두고 봐야 한다.

-미국 대선 전후로 어떤 움직임이 예상되는가.

▶ 지금 김정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 신뢰 관계를 어느 정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당선된다면 열병식 정도의 저강도 도발에서 끝내고 대화를 모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바이든 전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올해나 내년 취임을 전후해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꼭 미사일 발사 시험이 아니라 또다른 형태의 전략무기를 선보이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를테면 신형 SLBM이 장착된 신형 잠수함의 진수식이라든지. 북한은 그 도발을 주요 게임의 스타터(starter)로 여길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정책 재검토를 해야 하는데 사람을 뽑고 진용을 갖추는데 아무리 빨리 하더라도 6개월 이상, 1년 정도는 걸릴 것이다. 바이든 시대가 오면 정상외교는 잘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도발은 당장 없고 시간을 벌게 될 것으로 보는가.

▶ 큰 도발은 지연될 것으로 보이고 북미가 대화의 접점을 찾아갈 가능성은 (바이든이 대통령이 될 때보다) 더 있다고 본다. 그렇다고 바이든이 당선된다고 해도 북한은 두려워하거나 불리하다고 생각할 것 같진 않다. 왜냐하면 바이든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아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네오콘 조지 W.부시 때에도 잘 견뎠다고 생각한다. 2006년에 첫 핵실험을 했지만 부시 행정부와 결국 막후 협상을 해서 2.13 합의를 만들어냈던 것에 대한 학습 효과가 있다. 그래서 바이든이 당선되어도 '우리는 하던 대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할 것이라 초기엔 상당한 긴장과 대립이 있을 것이고 대화의 접점을 찾는데엔 시간이 꽤 걸릴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우리나라에게 있어 당장의 짐을 떠안지 않을 수 있는 건가.

▶ 플러스 요소와 마이너스 요소가 있다. 대화가 이어지는 측면은 플러스일 것이고 예측 불가란 점은 마이너스다.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것, 불확실성이 크다. 트럼프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처럼 할 수도 있는 사람이고 그걸 180도 튼 하노이 회담처럼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북한이 당 창건일 메시지에서 '남녁 동포'를 거론한 것은 어떤 의미로 보는가.

▶ 혼재된(Mixed) 메시지였다고 본다. 연설에서 남쪽만 거론했다. 미국에 대한 거론은 없었다. 남쪽에 대한 메시지는 나쁜 건 아니었다고 판단한다.

-연평도 사건에 대한 사과 같은 것은 없었는데.

▶ 북한은 그 문제에 대해 이미 조치를 내렸고 끝난 사안이라 보고 있는 것 같다.

-작년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진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경우는 정부가 공식 확인을 안 했어서 더 자세한 내막을 알 수 없고 북한도 공식 반응은 없다. 하지만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공사는 들어와서 국회의원까지 하고 있다. 이런 것들은 북한과의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주나.

▶ 북한은 남북 관계를 단절한다고 공동연락사무소 폭파까지 하지 않았나. 그 때 단서는 탈북자들의 전단 살포였다. 그리고 태영호, 지성호 등 탈북자들이 국회 입성한 것도 못마땅해했다. 북한은 우리 사회를 생각보다 잘 모른다. 우리 체제에선 탈북자들이 야당 국회의원 출마해서 당선되는 데에 정부가 개입을 할 수 없는데 억압적인 체제의 북한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들 체제 하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남쪽 정부가 막으려고만 했으면 그걸 못 막았겠느냐"하는 생각이 있다. 북한은 우리가 의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우리에 대한 이해가 적은 거지. 한국 사회도 그동안 많이 변했고.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가 7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종전선언은 지금 의미가 있을까.

▶ 현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온 이슈 중 하나이지만 언론이 보도하는 것처럼 무리하게 밀고 있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정부를 비판하는 쪽에선 정부가 무리하게 진행하려 한다고 비판하는 것 같은데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현 정부가 제안했고 관심갖고 노력하고 있지만 이걸 한미 간에 당장 어떻게 하자고 하는 것 같진 않고 미국도 그런 것 같다. 다만 미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선언에) 더 호의적이고 트럼프 아래(관료들)에선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 그래서 이걸 조건부로, 북한이 (핵 시설)신고를 하면 하겠다는 거다. 종전선언은 지난 2006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과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얘기했던 것이다(참고: 당시 부시 대통령은 남북미 3자 종전선언에 서명할 의사를 밝혔다). 이듬해 호주 시드니 APEC 정상회의에서도 얘기가 됐지만 약간의 미스커뮤니케이션이 있었다(참고: 미국이 적극적이던 입장에서 한 발을 빼고 '한국전 종식 협정에 서명할지 여부는 북한에 달렸다'고 언급했다). 그러다 2007년 10월4일 남북공동선언에서도 공식 의제가 됐다. 그 이후에 10년 동안 동면 상태에 있다가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다시 나왔다.

그런데 지금 트럼프 행정부에서처럼 조건부로 원래부터 얘기됐던 건 아니었다. 그러다가 2017~2018년 언저리에 미국이 꺼리고 (북한이) 신고하면 하겠다 이렇게 됐다. 좀 더 어렵게 된 거다. 그래서 미국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이게 우리의 과제가 된 거다. 북한은 미국이 조건을 걸고 나오니까 "안 하겠다" 이렇게 됐다. 약간 꼬여들어간 건데 어떻게 푸느냐가 관건이다.

이게 현 정부의 시급한 과제는 아닌 것으로 보이는데 언론이 너무 구도를 짜고 있다. 유엔 연설에서도 언급하더니 최종건(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김현종(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미국 보내고 했는데 잘 안 되니까 이도훈(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보내고 한 거라고들 하는데 그건 아니란 것이다. 정부가 지금 상황에서 힘을 줘 추진하려는 이슈 같진 않다는 얘기다.

-현 정부는 북한에 적절한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고 보는가.

▶ 당면한 현안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외교적인 대처는 많은 부분이 디테일에서 좌우된다. 현 정부는 큰 방향에선 북한과 화해, 협력하고 평화와 비핵화를 기한다는 입장인데 사실 그런 큰 흐름에서 대세가 좌우되는 건 아니다. 작은 디테일에서 좌우된다.

-최근 일련의 사건들에선 우리가 디테일을 만들 수도 있는 것 아니었나.

▶ 사건들은 악재였지만 그 여파를 억제하고 상황을 선순환하는 쪽으로 갈 수도 있었다. 그게 다 디테일에서 나온다. 외교는 결국 디테일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이게 건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하는데 아무리 멋진 디자인을 해서 건물을 지어도 비가 새면 우스워진다. 왜 비가 새느냐, 디테일 처리를 잘 못 한거다. 외교란 그런 면이 있다. 방향도 중요하지만 실제 이행, 대응 과정에서 더 낫게 할 수 있는 여지를 생각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나 협상은 바텀업으로 가긴 어렵지 않을까.

▶ 톱다운과 바텀업을 섞어야 한다. "톱다운은 훌륭하고 바텀업은 나쁘다" 이렇게 말할 수는 없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왜냐하면 '바텀업은 지난 30여년간 해오던 것인데 잘 안 되지 않았느냐 이제 그만해야 한다' '위에서 해야 한다' 이렇게 주장하는데 꼭 그렇지 않다. 톱다운과 바텀업은, 제가 그런 비유를 쓸 수 있을 것 같다. 테니스로 치면 백핸드(backhand)와 포핸드(forehand) 같은 것이다. 그 두 가지 방법 모두로 테니스를 치는거지 지금까지 포핸드로만 쳐서 졌으니까 이제 백핸드로만 치겠다, 그런 테니스는 없다. 이럴 수는 있다. 포핸드로 한 쪽으로 몰고 가다가 상대 선수가 원하는 쪽으로 잔뜩 왔을 때 백핸드로 반대편으로 쳐서 점수를 내는, 그러니까 톱다운과 바텀업을 섞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디테일이다. 지금은 바텀업이 들어갈 때인지 톱다운이 들어가야 할 때인지를 정하는 것. 그건 사이언스(science)도 아니다. 일종의 아트(art)다. 그런 걸 해낼 수 있어야 한다. 북한이란 상대는 바텀업을 안 하려 하는데 그들이 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준비하고 연출해 성과를 내고 다시 그 에너지로 준비하고 자꾸 (분위기를) 상승시켜 나가는 것이다. 그냥은 올라갈 수 없다. 그런 식으로 접근해야 하는데 2018년 이후 톱다운에 대한 지나친 미화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북한이란 체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결정하는 거니까 바텀업도 사실 김 위원장이 결정하는 것이긴 하다. 철저히 당과 최고지도자의 방침에 따라 움직이는 거니까 그 바텀업이라는 것도 톱(김 위원장)의 지시 하에 하는 거다. 자꾸 이걸 구분해서 별개인 것처럼 말하는 것 자체도 맞질 않는다.

-그런 전략 구사는 '외교'가 하는 건가? 아니면 '위정자'가 하는 건가

▶ 위정자하고 또 가까이서 보좌하는 참모들이 하는 것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장(將)일 수 있고 외교부 장관일 수도 있고 그들이 계속 교감하면서 꾸려나가는 것이다. 제갈량이 있다고 해서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은 유비현덕의 지휘 하에서 하는 것 아닌가.

 

 

 

 

 

 

 

위성락 전 러시아대사가 7일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10.7/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현 정부 외교안보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 정부에 대한 평가는 펜딩(pending·미결인)이다. 아직 임기가 남아 있고. 비핵화 평화협상의 장(場)을 열었는데 그 장은 아직 끝난게 아니다. 지금은 좀 어렵게 된 국면이지만 끝난 건 아니다. 길을 열었고 진행 중이기 때문에 평가는 미루겠다. 앞으로 남은 기간 어떻게 하는가에 달려있는데 지금 어렵다. 시간이 얼마 안 남기도 했고. 현 정부는 전 정부에 대한 탄핵, 촛불민심이라는 거대한 에너지를 받고 출범했다. 그래서 대단한 맨데이트(mandate), 소명 의식을 갖고 있다. 국정 전반에 있어 새로운 걸 많이 하려고 했다. 외교안보든 남북 관계든 할 것 없이. 외교에 있어선 초반엔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거의 실적이 없다가 2018년 엄청난 반전이 있었고 기대도 커지면서 정부는 대단히 고양됐다. 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가 보면 생각보다 잘 되지 않았다. 그래서 등락이 있었다.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 잘 하면 어느 정도의 가시적 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불거졌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 문제는 어떻게 보는가.

▶ 이렇게까지 확대 해석되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고 본다. 개인의 성향 문제이기도 한데 과하다고 생각한다. 그것보단 장관을 평가할 때 정책과 전략을 얘기해야지. 그런데 한국이란 나라는 여태까지 많은 경우 그게 구분이 잘 안 되는 나라다. 많은 공직자들이 그런 일을 겪고 피해도 보고 나가고 그랬다. 선진화를 지향하려면 그런 문제를 좀 구분하고 정책과 전략을 갖고 비판하고 평가하고, 그래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집필 중인 책은 언제쯤 어떤 내용으로 나오는가.

▶ 북한 핵문제에 대한 글인데 내가 정부를 나온 후인 2016년부터 현재까지를 다루고 있다. 다시 내려온 국면인 지금 어떻게 해야 대화 국면을 다시 살릴 수 있겠는가, 4강과의 관계는 어떻게 꾸려가야 하는가, 그리고 한국 외교가 갖고 있는 어떤 구조적인 문제인식을 지적하고 개선점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책은 연내에 내려고 마지막 작업 중이다. 북한과 관련된 책은 하나 더 생각하고 있는데 내가 북핵을 다루던 때부터 정부를 떠나기 직전인 2015년까지의 상황. 직접 경험했고 다뤘던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역동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그런 책들이 별로 없다.

▶ 한국에서 외교가 생각보다 정책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행정적이고 의전적이고 행사적이고 여론에 너무 많이 좌우되고, 현실적인 구도보다는 인기도에 매몰되고 하는. 정파성도 떠나야 한다. 이제 정책과 전략과 전술 중심으로 넘어가야 한다라는 문제 의식을 전파시키고 싶은 것이 책을 쓰는 의도다. 얼마큼 영향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