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조만간 결정…국제 공조한다는 정부
日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조만간 결정…국제 공조한다는 정부
  • 신평택신문
  • 승인 2020.10.2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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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일본 스가 총리 가면을 쓴 참석자가 후쿠시마 핵발전소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검토 중인 일본 정부를 규탄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0.10.1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주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중국 등 주변국은 물론 일본 내부에서도 해양 방출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국제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은 지난 15일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일본 정부가 이달 중이라도 후쿠시마 제1원전 관련 폐로·오염수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고 결정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이르면 오는 27일 관계 각료 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내에 보관 중인 방사성 오염수의 후속 처분 방안을 결정할 예정인데, 원전 오염수의 바다 방출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 역시 지난 21일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수 처리 방안에 대해 조속히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더했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공식 결정될 경우 재정화 설비를 갖추는 데만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시마 원전 운용사 도쿄전력은 재정화한 오염수를 향후 30년간에 걸쳐 바다로 흘려보낸다는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분과 관련해 투명한 정보 공유와 국제사회와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면서 주변 환경과 인체에 대한 영향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어 일본의 오염수 처분 관련 활동을 지속적으로 예의주시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에 기반한 조치를 강구해나갈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범정부 차원 TF 가동…"투명한 정보공유, 국제 공조" 강조

우리 정부는 이 문제와 관련해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범정부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외교부로부터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지난 2018년 10월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 검토 발표 이후 여러 양자·다자회의를 활용해 해양 방출시 환경영향 등 관련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명했다.

주일대사관 역시 Δ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속조치 및 오염수 처리 등 현황 Δ일본 내 여론 동향 Δ일본 정부의 원자력·방사선 분야 정보 및 정부 정책 동향 등을 수시 모니터링하고, 일본 측에 투명한 정보 공유와 환경 안전을 고려한 신중한 결정을 촉구해왔다.

특히 일본이 본격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시사해온 지난해 말부터는 일본과 수시로 접촉했다. 이재정 의원실에 따르면 주일대사관은 지난 1년 간 외무성의 외교단 대상 설명회에 3차례 참석했으며 경산성·외무성과도 5차례에 걸쳐 별도로 협의했다. 도쿄전력과도 올해에만 6차례 협의를 진행했다.

정부는 국제사회에서도 재차 같은 입장을 밝혔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은 지난 9월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회에서 원전 오염수의 해양방출은 전 지구적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방법의 적정성과 중장기적으로 환경에의 위해성 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정부가 오염수 처분방안 마련시 국제사회가 그 안전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처분방안 결정에 앞서 한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투명하게 소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도 강조했다.

우리 정부가 투명한 정보공유와 국제사회와의 소통만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는 일본이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방류를 결정하지 않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우리 영해에 미칠 영향이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에서 "일본이 알프스와 같은 처리시설을 통해 (오염수를) 처리하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의심을 두고 있진 않다"면서도 "처리된 다음에 나온 물이 정말 삼중수소를 제외한 모든 것이 제거됐는지의 여부는 실제 물의 오염 정도를 측정하고 파악하는 방법 밖에는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본의 오염수 방류시 제주도 인근 해상에 220일 또는 400일 만에 도달할 수 있다는 말들이 있는데 북태평양 해류의 큰 흐름은 4~5년 주기가 걸리지만 주변적 영향을 받을 수 있지 않겠냐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관표 주일대사는 지난 21일 국정감사에서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수용하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일본이 국제적 우려를 충족하지 못했을 경우 "국제기구에서 충분히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국제적 절차를 따르지 않는 오염수의 방류는 국제법적으로 금지되고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시민사회 "정부 대응 소극적…후속조치 마련해야"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 너무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재정 의원은 일본이 IAEA총회에서 부대 행사 4번을 모두 원전 관련으로 진행한 것을 설명하며 "일본이 후쿠시마 오염수방류와 관련해 치밀하게 다차원적인 외교노력을 하고 있는데, 우리 외교는 너무 소극적이고 무관심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일본 정부에 강력한 우려를 표명해야 한다"며 "또 대한민국을 비롯해 주변국이 참여하는 조사기구를 통해 안전 문제를 검증하는 등 오염수 처리와 관련, 영향을 많이 받는 주변 나라들의 의견이 일본 정부에 전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당장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당장 중단하라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국제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나섰다.

원 지사는 지난 20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도, 대한민국, 한일 연안 주민들을 대표할 주민원고단을 모집해 한일 양국 법정에 일본 정부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한일해협연안시도현지사회의(8개 도시), 환태평양평화공원도시협의체(7개도시)의 공동행동을 추진하고 국제재판소에도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환경단체들도 강력하게 반발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와 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6일 규탄 성명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의 해양방류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일본 정부가 시행하겠다는 2차 정화 작업은 정화 작업으로 방사성 물질을 얼마나 제거할 수 있는지 연구 결과조차 없다"며 "2차 정화 작업의 결과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모든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듯 주장하는 것은 눈속임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가 실제로 방류되면 바로 영향을 받는 것은 우리나라일 수밖에 없다"며 우리 정부를 향해서도 "일본이 결정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후쿠시마를 포함한 8개 현의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일본산 수산물의 전면 수입 금지로 확대하는 등의 후속 조치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