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14건·강간 19건' 이춘재 "범행 후 죄의식 못느꼈다"(종합)
'살인 14건·강간 19건' 이춘재 "범행 후 죄의식 못느꼈다"(종합)
  • 신평택신문
  • 승인 2020.11.0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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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부터 70대까지 여성을 강간·살해·유기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피의자 이춘재(56)가 34년 만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 2일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한다. 사진은 이춘재가 출석하는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 501호 법정. 2020.11.2/뉴스1 © News1 조태형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최대호 기자 = 34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연쇄살인범 이춘재(57)가 자신이 저지른 연쇄살인과 강간사건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면서도 '죄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수원지법 제12형사부 박정제 부장판사는 2일 연쇄살인 8차사건 재심 재판에서 피의자 이춘재에게 살인 및 강간사건을 저지르는 동기를 묻자 이춘재는 "특별히 없다"고 답했다.

이춘재는 "(범행의)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알 수 없다고 밖에 말을 못한다"며 "제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정말 (범행을 저지른)다음날도 신경쓰이지 않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그가 저지른 14건의 살인사건과 19건의 강간, 15건의 강간미수 사건에 대해서도 아무런 죄의식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살인 후에 순간적으로 '잘못됐다'고 짧게 생각이 들면서도 뒤돌아서면 끝이다"라며 "그러기 때문에 다음 범행도 저지르게 된다"고 덧붙였다.

이춘재는 연쇄살인 8차 사건을 포함, 자신이 저지른 범죄사건에 대한 언론보도는 일체 관심이 없었고 평상시와 같이 회사를 출·퇴근했다고 전했다.

특히 연쇄살인 8차 사건이 일어났던 당시에는 자신의 체액을 닦아낸 피해자의 속옷을 피해자 자택의 담벼락에 버리는 등 전혀 수사망에 걸릴 걱정과 그러한 생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범행 다음날 사건현장을 지나가도 어떤 죄의식을 떠오르지 않았다고도 했다.

연쇄살인범으로 법정에 출석했을 때 심경이 어떠냐는 변호인 측 물음에도 이춘재는 "담담하다"고 짧게 답할 뿐이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또는 "피해자에 대한 사과의 뜻"이라고 직접적으로 묻는 질문에도 사과의 뜻을 밝혔어도 단번에 "죄송하다"고 답하지 않았다.

법무법인 '다산'의 김칠준 변호사는 이날 재판 후 이춘재에 대해 "강력사건에 대해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폭력사범, 지능형 범죄자가 아니다"면서도 "하지만 반인륜성, 폐륜성 등을 전혀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묘사했다.

이어 "이춘재와 같은 사람을 연구하는 것은 전문가들이 풀어야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16일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에서 발생했다. 박모양(당시 13세)이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과거 이 사건 진범으로 몰려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윤성여씨는 이후 감형돼 수감 20년만인 2009년 8월 출소했다.

이춘재는 지난해 9월, 8차 사건을 포함한 10건의 화성사건과 다른 4건의 살인사건 모두 자신이 저지른 범행이라고 자백했고 이에 윤씨는 지난해 11월13일 수원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