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종 칼럼] 바이든의 기후정책 주목해야
[김수종 칼럼] 바이든의 기후정책 주목해야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2.0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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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석탄을 지금보다 5배 더 빨리 줄여나가야 한다."
"산림녹화를 지금보다 5배는 더 빠르게 해야 한다."
"재생 에너지를 6배 더 빨리 증산해야 한다."
"전기차 전환 속도를 22배 더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후특사'로 임명된 존 케리가 업무 시작 하루만인 1월21일 온라인 'B20포럼'(G20국가의 기업공동체)에서 한 말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향해 맘먹고 던진 말인듯 싶다. 존 케리는 오바마 정부 때 국무장관으로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골격을 짜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던 사람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에 없던 고위직인 기후특사를 신설하고 케리를 그 자리에 앉힌 것은 미국 기후정책의 무게와 향방을 암시해주는 것이다.

미국이 달라졌다. 마치 한국의 공업화 과정이 연상될 정도로 조 바이든 정부가 기후정책 속도전을 목마른 듯 밀어붙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20일 취임하자 마자 파리기후협정 가입(복귀) 문서에 서명하고 전임 트럼프 정부의 환경정책을 모조리 뒤집는 행정명령을 쏟아내고 있다. 기후환경 문제 해결을 환경보호청(EPA)의 업무로만 국한하지 않고 국무부 재무부 국방부 등 내각 전체가 일일이 챙겨나서는 '올코트 프레싱' 작전계획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후문제는 국경이 없다. 경제와 연동하여 추진되는 바이든 대통령의 기후정책이 구체화하면 그 파장과 영향은 전 세계 모든 나라의 정책과 국민생활에 미칠 것이다. 세계 10대 경제규모를 가진 한국도 큰 영향을 피할 수 없다. 4일의 문재인-바이든 한미정상 전화통화에서 기후변화문제가 나왔다. 당선인 신분으로 작년 문대통령과 전화통화할 때도 이 문제가 언급됐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든 기후정책의 철학과 정책목표를 면밀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 민주당 정부는 공화당 정부보다 훨씬 친환경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발짝 더 나가고 있다. 그는 기후변화가 일으키는 폭풍, 홍수와 한발, 열파, 산불, 해수면 상승 등을 미국민의 건강, 경제적 복리, 공동체의 안정, 국가안보를 해치는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으로 규정한다. 사실 이런 기후위기는 한국을 포함한 전 지구촌이 당면하는 문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실존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2050년 넷제로'목표를 설정했다. 넷제로는 탄소중립과 같은 개념이다. 기후변화가 재앙적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지구 기온을 산업혁명 이전을 기준으로 섭씨 2도 이상 오르지 않게 대기중 탄소증가를 멈추게 하는대담한 목표다. 이건 파리협정의 기본정신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50년 넷제로'를 기본목표로 설정하고 두 개의 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첫째 트럼프정부가 탈퇴한 파리협정에 복귀함으로써 미국의 국제사회에 대한 리더십 회복에 나선 것이다. 취임하자마자 유엔에 파리기후협약 재가입 원서에 서명한 것은 전세계에 주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요약하면 미국이 솔선해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며 파리협정 이행의 기율부장 노릇을 하겠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둘째, 미국이 '2050년 넷제로'를 목표로 환경과 경제를 긴밀하게 결합시키는 클린에너지혁명을 점화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이 제시됐다. 바이든 정부는 넷제로 정책의 중간 이행단계로 2035년까지 전기생산에서 탄소배출을 제로(0)로 만든다. 또 바이든 정부는 임기중에 연방정부 기관이 쓰는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바꾸고 전기차 충천소 50만 개를 설치한다, 심지어 전기탱크가 등장하는 등 미군의 무기체계에도 변화가 일어날 전망이다. 발전소에서 석탄 석유 천연가스가 사라진다는 것은 큰 변화다.

석유 등 화석연료는 1세기에 걸쳐 미국의 경제 안보 사회를 지탱해온 대들보다. 미국은 아직도 석유와 석탄자원이 풍부한 화석연료 자원국가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더 이상 화석연료가 과거 에너지 지위를 유지할 수 없다,

유럽과 중국이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일찍 눈을 돌렸다. 과거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뉴딜정책으로 대공황을 극복했듯이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에너지를 비롯한 산업체계를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기반으로 바꾸는 담대한 그린뉴딜정책을 추진한다. 소위 클린에너지혁명을 통해, 탄소를 줄이고 새로운 산업을 일으키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적 파괴개념의 기회로 접근하겠다는 구상이다.

바이든 정부는 미국의 우수한 기술력, 투자능력, 상업화 및 생산능력 그리고 수출능력 등의 수단을 통해 '100% 클린에너지국가 미국'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게 되고 수소연료와 안전성이 뛰어난 소형 조립식 원자로가 후속으로 이 에너지 혁명에 편입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바이든 정부는 클린에너지혁명을 위해 향후 10년간 연방 예산 2조달러를 투자하고, 여기에 추가로 주 정부 등 지방정부 차원의 투자와 민간투자가 약 5조달러 투입될 예정이다.

트럼프 정부때 환경정책이 후퇴했지만 미국은 50개 주와 도시별로 연방정부와 독립적인 환경정책을 가지고 있다. 캘리포니아를 비롯하여 많은 주들이 연방정부보다 엄격한 환경규제정책을 시행하고 탄소감축에 힘을 쏟아왔기 때문에 넷제로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 또 기업들도 바이든 기후정책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의 자동차 회사 GM이 "2025년까지 30개의 전기차모델을 내놓고 2035년까지는 100% 전기차만 생산하는 회사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화석연료 산업계와 이를 후원하는 공화당의원들이 바이든 기후정책 앞에 놓인 장애물이 될 것이다. 그렇지만 민주당이 의회의 과반수를 확보하고 있어서 바이든 기후정책은 동력을 얻게될 것 같다.

요약하면 바이든 정부는 미국을 클린에너지 슈퍼파워로 만들어 미국의 세계 경제주도권을 계속 장악하고 다가 오는 기후위기도 극복하겠다는 국가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바이든 기후정책은 외교 산업 무역 소비생활에 심대한 영향을 줄 것이다. 장기적이고 본질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뉴스1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