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블링컨 첫 통화 '한미일 협력' 강조…美 한일관계 압박?
정의용-블링컨 첫 통화 '한미일 협력' 강조…美 한일관계 압박?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2.12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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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통화하고 있는 모습. © 외교부 제공


(서울=뉴스1) 박재우 기자 = 우리 정부를 향한 미국의 '한미일 3국 공조 복원'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12일 정의용 외교부 장관과의 첫 통화에서 '한미일 협력'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정 장관은 이에 공감을 나타냈다.

외교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양 장관이 한미일 협력이 지속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면서, 최근 미얀마 상황에 대해서도 우려를 공유했다고 전했다.

한미는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첫 정상통화에서 '한미일 협력'에 대해 논의한 데 이어 이날 한미 외교수장 간 통화에서도 '3국 협력'이 언급되면서,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미측의 요구가 갈수록 집요해지고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온다.

앞서 블링컨 장관은 지난 27일 강경화 전 장관과 가진 통화에선 '한미일 협력'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얘기가 주를 이뤘다.

미국은 그동안 동북아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막기 위해 한미일 협력 강화에 목소리를 내 왔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반중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선 미국의 최대 우방국인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관한 관여를 늦춤으로써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핵·미사일 실험을 할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는가'라는 질문에 "그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한국과 일본이 긴밀히 조율하지 않게 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북한문제보다 더 급한 건 한일관계 개선이라는 것이다.

우리로선 이같은 미국측의 '한일관계 개선'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리의 최대 과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해선 미국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새롭게 출범한 바이든 행정부가 앞세우고 있는 '동맹주의'와 보폭을 맞추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중국을 겨냥한 한미일 3국 공조에 있어서 최악의 걸림돌인 한일관계가 좀처럼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 결과에 대해 일본이 '대한국 수출규제'로 맞대응하면서 한일관계는 최악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엔 위안부 판결에 대해 일본이 강력하게 반발하면서 다시 냉각기에 접어들었다.

다만 미국으로선 평행선으로 치닫고 있는 한일간 분쟁에 직접 개입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 대중견제를 위한 3국간 협력을 이끌어 내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한일관계 개선은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이 한일 양자관계에 깊숙이 개입할 순 없다"면서도 "미국은 한국에 한미일 안보협력에 참여하라고 계속해서 요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지난달 신년기자회견에서 2015년 위안부 합의에 "한국 정부는 양국 정부 간의 공식적인 합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며 기존 입장과는 다른 뉘앙스를 풍겨 미국의 요구에 한일관계 개선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로서도 한일관계에 미국이 깊숙히 개입해 압박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상황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