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전쟁신호탄 쏘며 동맹국 단속 나선 바이든…한국의 스탠스는
미중전쟁신호탄 쏘며 동맹국 단속 나선 바이든…한국의 스탠스는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2.12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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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문재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첫 정상통화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아킬레스건인 '인권문제'를 지적했다. 미중 충돌의 여파를 주목하는 한국 입장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홍콩과 신장 위구르족 자치지구에서 일어난 중국 정부의 인권유린과 탄압, 대만 등에서 이뤄지는 강경 행동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미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의 '민주주의 부재'를 언급 한 바 있는데 이번에 두 번째 '펀치'를 날렸다는 관측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 통화에서 미국이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에 우선적인 관심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전략에 맞불을 놓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러면서 중국의 경제관행을 강압적이고 불공정하다는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공세에 대한 시 주석의 '역공'도 만만치 않았다. 시 주석은 미중 간 대결이 양국 모두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특히 홍콩과 신장,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할 것이라며 맞수를 뒀다.

그간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캐나다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한국, 호주 등 동맹국가 수장들과 통화를 이어오며 '동맹국 단속'에 초점을 맞춰왔다. 동시에 미중 외교라인 간 '대리전' 양상이 펼쳐진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 5일 양제츠(楊潔篪) 중국 외교담당 정치국원과의 통화에서 "미국은 신장과 티베트, 홍콩 등에서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를 계속 옹호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양제츠 정치국원은 "(신장, 티베트, 홍콩 등은) 중국의 국내 문제이다.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외교가에서는 미중패권 전쟁이 이번 정상통화로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는 조언한다. 미중 간 '전략적 모호성'이 아닌 현실론적인 접근법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교수장'의 대응에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현재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일단 미중 둘 다에게 손을 든 모양새다.

정 장관은 지난 9일 기자들과의 약식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는 우리에게 모두 중요한 나라"라며 기후변화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한반도 평화구축 등을 언급하며 "이런 분야에서 우리가 미중 간에 신뢰를 구축할 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대(對)중국 견제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미국, 호주, 일본, 인도 참여)에 대해서는 투명성·개방성·포용성·국제규범 준수 등의 4가지 전제조건을 언급하며 "어떠한 지역협력체와도 적극 협력이 가능하다"고 했다.

단 이를 두고 쿼드의 배타성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것이라는 것과 조건부 협력의 의사를 피력한 것이라는 엇갈린 분석이 존재한다. 아울러 일각에서는 유독 미국과 중국이 함께 언급되는 현안에 대해서 정부가 모호성을 계속 보이고 있기 때문에 "같은 사안을 두고 다른 해석이 나오는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정부가 모호한 입장을 지속한다는 외교 전략을 계속 견지한다면 두 마리 토끼 잡으려다 둘 다 놓치는 결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