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경질·단호한 대책' 다 건 문대통령…민심은 아직 '글쎄요'
'사과·경질·단호한 대책' 다 건 문대통령…민심은 아직 '글쎄요'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3.30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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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9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제7차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2021.3.29/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김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토지 투기 의혹을 계기로 폭발한 부동산 민심을 향해 거듭된 사과를 비롯해 엄정한 조사와 수사, 재발방지책 마련, 인사 교체 등을 단행하면서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상황에서 민심을 돌리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전날(29일) 공정사회 반부패정책협의회를 긴급 소집해 "우리는 국민들의 분노와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부동산 정책만큼은 국민들로부터 엄혹한 평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등의 언급으로 국민의 분노와 부동산 정책에 대한 낮은 평가를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LH 사태가 발생(3월2일)한 지 14일 만인 지난 16일 국무회의에서 "국민들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첫 사과의 뜻을 밝힌 이후 LH 사태에 대해 '사과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원점으로 되돌아가서 새로 시작해야 한다"며 LH 사태를 비롯해 공직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의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에 대한 철저한 조사 및 수사, 엄정한 처벌은 물론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강조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회의에서 도시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공직자와 기획부동산 등의 투기 행태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수사'를 주문하면서 "드러난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히 처벌하고, 부당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국가의 행정력과 수사력을 총동원해 주기 바란다"며 "하다 보면 조사와 수사 대상이 넓어질 수도 있다. 멈추지 말고, 정치적 유·불리도 따지지 말고 끝까지 파헤쳐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어 Δ재산등록제도 모든 공직자 확대 Δ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 제정 Δ부동산 불공정거래 행위 및 시장교란 행위 금지 Δ상설적 감시기구로 부동산거래분석원 설치 Δ투기 목적 토지거래 수익 차단 Δ농지 취득 심사 대폭 강화 Δ투기자에 대한 토지 보상 불이익 부여 등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LH 사태가 촉발한 부동산 민심이 악화되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을 사실상 경질한 데 이어 지난해 임대료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임대차 3법' 시행 직전 전셋값을 14% 인상해 논란이 된 김상조 정책실장을 언론 보도 하루도 채 안 돼 경질하는 등 그간 문책성·경질성 인사를 하지 않던 인사스타일까지 변화시키며 단호한 의지를 드러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 통화에서 "사실상 문 대통령이 부동산 부패청산과 관련해 모두 다 걸고 나선 것"이라며 "앞으로 검찰과 경찰 등에서 본격적으로 수사에 나설 텐데, 하다 보면 김 전 실장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단호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사실상 부동산발(發) 사정 정국이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이처럼 단호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지만,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신으로 돌아선 민심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문 대통령이 그간의 인사스타일과 달리 속도감 있게 인사를 하고 나설 정도로 부동산 정책으로 인한 민심이 최악인 상황"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가 원인이 되긴 했지만 그 본질은 지난 4년간 누적된 부동산 민심이 폭발한 것"이라며 "국민들은 실패한 부동산 정책에 대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 등 여권은 부동산 적폐 청산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니 계속 스텝이 꼬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원장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한 근본적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다면 민심을 되돌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여권 관계자도 "분노한 부동산 민심을 여권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면 이번 사태를 다루는 여권의 태도 변화부터 시작해 부동산 정책에 대한 기조 변화까지 이어질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기조 변화는 물론이고 태도의 변화도 하지 못하고 있으니 국민들의 민심이 돌아올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여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수석·보조관 회의나 국무회의 석상이 아니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별도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민심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