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윤석열, 여론 간보는 '선별적 메시지' 옳지 않다
[기자의눈] 윤석열, 여론 간보는 '선별적 메시지' 옳지 않다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3.30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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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를 4개월 여 남기고 물러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현관에서 열린 퇴임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3.4/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높은 지지율이 보여주듯 그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미 야권 유력 대선주자로 호명됐다. 그가 언제부터 정치행보를 염두에 뒀든, 대선을 1년 남겨둔 절묘한 시점에 직을 던진 순간부터,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지난 4일 "검찰에서 제 할 일은 여기까지"라며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윤 전 총장을 두고 여야의 속내가 복잡한 가운데, 윤 전 총장 본인은 아직 대선 출마 등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평소 친분이 깊은 학계 인사들과 접촉한다는 동정 보도 정도가 전부다. 그의 생각과 계획을 국민은 알고 싶어 하지만, 그의 메시지는 특정 언론을 통해 선별적으로 발신될 뿐이다.

특히 지난 29일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대한 입장을 밝힌 점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그는 4·7 재보선을 두고 "권력을 악용한 성범죄 때문에 대한민국 제1, 제2 도시에서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선거를 다시 치르게 됐다"고 작심 발언했다. 또 "시민들께서는 그동안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지켜보셨다"면서 "시민들의 투표가 상식과 정의를 되찾는 반격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투표하면 바뀐다"고도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정권 심판 선거로 규정,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윤 전 총장은 인터뷰에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어디에 있든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보호"를 약속한 총장 사퇴 메시지만 보더라도 '시민 윤석열'에만 머물지 않을 것이란 추측은 어렵지 않다.

그래서 잊을만 하면 한 차례씩 내놓은 발언은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수단의 하나로 읽힌다. 사퇴 이후 몇몇 특정 언론 인터뷰를 통해 내놓는 메시지가 필요에 따라 여론의 간을 보는 식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두고 "민물고기가 어떻게 바다에서 살겠느냐"고 평가절하했지만 이른바 '윤석열 대망론'에 대한 여권의 불편한 심기 표출에 불과하다. '별의 순간'이라거나 '윤나땡(윤석열이 나오면 땡큐)'이라는 말들은 관전평일 뿐, 국민 앞에 바로 서 결단을 밝힐 사람은 윤석열 본인이다.

그를 유력 대권주자로 올려놓은 지지자들은 정권과도 맞서며 강직하게 소신을 지켜왔다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사람이 아닌 조직에 충성한다'는 그의 신념이 이제 '조직이 아닌 국민에 충성한다'로 바뀌리란 기대에서다.

'대권주자 윤석열'을 호명하는 국민에 응답하는 길은 필요에 따라 특정언론을 통해 찔끔찔끔 여론의 간을 보는 모습이 아닌, 명확한 정치 의사 표명과 공개적 비전 제시에 있을 것이다. 그가 각을 세워온 현 집권세력과 자신은 어떻게 다를 것인지, '자유민주주의와 국민을 보호하겠다'는 그의 선언은 어떠한 각론으로 구체화할 것인지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