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필(必)환경' 시대를 맞아 기업들의 친환경 실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특히 패션·뷰티 기업들은 폐자원을 활용한 제품을 개발하는 등 제품 생산 단계부터 지속가능성을 적용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글로벌 기업에 이르기까지 재활용 기술을 통해 버려지는 것에서 가치를 찾는 친환경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클린&비건 뷰티 브랜드 '아로마티카'가 대표적이다.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폐유리·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용기 생산업체와 함께 끊임없는 패키지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진행했다. 특히 아로마티카의 PCR 용기는 일반 제품과 달리 전 제품이 폐유리 90%, 폐플라스틱 50%∙100% 비율로 구성돼 폐자원의 재사용 비율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리필'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리필팩 제품도 판매 중이다. 초기의 불투명한 리필팩 패키지도 지속적인 소재 개발 연구 끝에 비닐 사용량을 줄인 투명 패키지로 개선했다.
그 결과 지난해 폐플라스틱·폐유리를 재활용해 만든 용기와 리필팩 제품을 141만233개 판매했다. 이로써 약 70.3톤의 탄소 배출량을 절감 효과를 거뒀다. 또 최근에는 샴푸 제품을 리뉴얼하면서 폐플라스틱을 100% 재활용한 투명 페트 용기를 적용했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는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을 출시하며 아웃도어 업계에 친환경 가치를 전파하고 있다.
실제 지난 9월 노스페이스가 출시한 에코 플리스 컬렉션은 '플라스틱병, 옷이 되다'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500㎖ 페트병 기준 1082만개를 재활용해 뽑아낸 실을 원단으로 사용했다.
석유화학소재인 폴리에스테르 대신 지속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점도 특징이다. 아울러 지난 1월에는 페트병 100% 리사이클링 소재를 겉감에 적용한 '에코 백팩 컬렉션'을 출시하기도 했다.

해외에서도 버려지는 자원을 활용해 제품으로 선보이는 기업들이 있다.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인 H&M은 폐기물로 만든 지속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패션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공개한 지난해 FW 시즌 'H&M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에는 농작 폐기물에서 탄생한 천연섬유, 지속가능한 목재 펄프로 제작된 직물 등 다양한 곳에서 발굴된 소재가 사용됐다.
또 와인양조 공정의 부산물을 포함한 비건 레더·비제아 소재의 신발을 출시하기도 했다. 아울러 H&M은 지난해 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키즈 컬렉션을 선보였으며, 인도네시아 해안의 페트병 폐기물을 리사이클 폴리에스테르로 바꾸는 '보틀 2 패션'(Bottle 2 Fashion)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환경을 위해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폐자원 재활용 기술 개발 등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려는 기업들의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지속가능성을 우선순위에 두고 실천하는 기업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