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이준석 돌풍 뜨거운데 아직 '조국'에 묶인 與…지도부 고심
野 이준석 돌풍 뜨거운데 아직 '조국'에 묶인 與…지도부 고심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5.31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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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5.25/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가 취임 1달을 앞둔 가운데, 당 내에서 터부시됐던 '조국 사태'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회고록 출간을 계기로 다시금 펼쳐지고 있다. 밖으로는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돌풍'이 거세지며 혁신 이미지를 뺏기고 있어, 안팎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아진 모양새다.

포문은 조 전 장관이 다음 달 1일 자신의 회고록인 '조국의 시간'을 출간하겠다고 밝히면서 열렸다. 조 전 장관은 "검찰과 언론, 보수 야당 카르텔이 유포해 놓은 허위사실이 압도적으로 전파되어 있다. 아직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 늦기 전에 최소한의 해명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책을 쓴 이유를 전했다.

이에 민주당 대권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지난 28일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이었다. 광화문에서 태극기와 서초동의 촛불을 가른 고개"라며 "부디, 조국의 시간이 법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그 진실이 밝혀지길 기원한다"라고 옹호하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지난 27일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어떻게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쉽지 않다"라며 "가족이 수감되고, 스스로 유배 같은 시간을 보내는데도 정치적 격랑은 그의 이름을 수없이 소환한다. 참으로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박찬대 의원도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과 언론의) 두 칼은 야비하고 집요했고 그로 인해 조국은 살아서도 죽어야 했다. 이제 국민들이 반격의 칼의 노래를 그들에게 들려줄 차례다. 조국과 함께"라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의 책 출간을 계기로 튀어나오는 '조국 옹호론'이 자칫 당이 추구하는 쇄신 이미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당에서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 쇄신을 위해 선수별 총회를 열고 민심경청 투어 등도 나서며 쇄신안 마련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도부는 지난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일주일 동안 현장을 돌아다니며 민생을 청취하는 '국민소통·민심경청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당은 최근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에게 재보궐선거 패배 이유를 분석한 '재보궐 이후 정치지형 변화에 대한 결과 보고서'를 배포 했으며, 보고서에서는 재보궐선거 주요 쟁점으로 '조국 사태 등 여권 인사 도덕성 논란'(72.52%)이 LH투기 의혹 및 대응(84.7%)에 이어 지목되기도 했다.

다만 조국 사태 등을 사과하길 원하는 혁신파와,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강성 지지층이 아직 당내부 및 지지층 사이에서 혼재하는 만큼 이번 사안에 대응하는 당 지도부의 판단이 주목된다.

당내에서는 조 전 장관을 옹호하는 언급이 많아지는 동시에 지도부에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소장파 조응천 의원은 이날(31일) "재보궐선거 패배 원인을 돌아보며 민심을 경청하는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하는 중에 하필 선거 패배의 주요한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는 분이 저서를 발간하는 것은 우리 당으로서는 참 당혹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분명하다. 송 대표를 중심으로 임박한 정치격변의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조국의 시간'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입장을 정리해 일관되게 민생에 전념하는 집권 여당의 듬직한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강조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준석 돌풍'에 대해서도 "만약 이 후보가 제1야당 대표로 선출된다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대안정당으로만 인식되는 수준을 넘어서서 한국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해결하라는 국민 요구 대답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중진 이상민 의원도 이날 "(민주당은) 말로만 민주주의를 외치고 실제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은 점을 혁파해야 한다"며 "5일 동안 민심 경청한 결과도 똑같다.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이랬다 저랬다 해서는 안된다. 정치세력은 언제든지 민심의 물에 의해 뒤집힐 수 있는 배에 불과하다는 자기 분수를 늘 상기하자"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권주자인 박용진 의원도 이날 '조국 사태'와 관련해 "반성할 부분이 있다면 당에서 책임있게 표현하는 것이 맞다"라며 송영길 지도부의 입장 정리를 촉구한 뒤 "저는 돌아봐야 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다음 달 2일 취임 한달 기자간담회를 겸해 민심 경청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대국민 보고회를 열고 당 혁신 방안을 발표한다. 비판적 민심을 경청하고 온 만큼, 당 내에서 필요성이 제기됐던 '조국 사태'와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등에 대한 공개 사과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도부는 이와 관련 메시지를 낼지 여부를 막판까지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진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국 회고록 관련) 당장 일부 언론에 나오는 것처럼 메시지를 낸다거나 그런 계획은 아직 없다. 경청 프로젝트가 완료됐기 때문에 내용을 잘 들여다보고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조 전 장관과 관련해 앞으로 여러 이야기가 나올 텐데 (최고위원들이) 서로 잘 들어보고, 혹시 메시지가 나가야 한다면 논의해보자는 이야기는 (회의에서)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