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킹' 우승자 리누 "20년 무명, 늦었지만 기회 꽉 잡았죠" [N인터뷰]
'보이스킹' 우승자 리누 "20년 무명, 늦었지만 기회 꽉 잡았죠" [N인터뷰]
  • 신평택신문
  • 승인 2021.07.14 20: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이스킹'의 우승자 리누가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1.7.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20년의 길고 긴 무명 끝에 경연 프로그램 MBN '보이스킹'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바로 가수 리누(39·본명 이인우)다. '재야의 고수'라는 수식어로 언더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아온 리누가 드디어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알리게 됐다.

리누는 스무 살께 가수의 꿈에 본격적으로 도전했으나 데뷔를 명목으로 돈을 받아간 소속사들에 여러 번 사기를 당하기도 했다. 2010년 뒤늦게 앨범을 발매하고 활동했으나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어려운 상황에 부딪혀 가이드와 보컬 트레이너로 생활을 이어가기도 했던 터다.

'보이스킹'은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리누에게 다가온 큰 기회였다. 물론 큰 부담감도 있었지만 도전을 결심한 건 지난해 7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힘이 컸다. 리누는 "어머니를 잘 보내드리지 못해 마음에 짐이 남아있었는데, '보이스킹'에 나갈 기회가 생겨 이 자리에서 어머니에 대한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고 경연에 나간 이유를 털어놨다.

무대에서 노래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보이스킹'에 출연한 리누는 마침내 우승을 거머쥐었고, 다시금 가수로서 한 발짝 내딛게 됐다. 최근 뉴스1과 만난 리누는 "늦었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기회를 꽉 잡았다"며 환하게 웃었다.

 

 

 

'보이스킹'의 우승자 리누가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보이스킹' 우승 이후 어떻게 지냈나.

▶다시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오랫동안 보컬 레슨을 해와서 경연 끝나고 바로 다시 하고 있는데 현실에 돌아온 기분이다. 그래도 기분이 좋고 꿈꾼 것 같은 기분도 든다. 학생들도 난리가 났다. 무조건 1등 할 거라고 얘기해줘서 만약 못 했으면 민망했을 것이다. 잘 되어서 다행이다. 하하. 아직 꿈과 현실 경계에 있는 기분이다.

-경연 프로그램 출연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아무래도 경연은 부담도 크고 리스크가 있어서 생각을 못했다. 그러다 어머니가 지난해 많이 아프시다가 돌아가셨고, 저도 어쩔 수 없이 병원비 같은, 하루라도 일해야 낼 수 있는 그런 현실적인 부분이 생겼다. 그리고 어머니 임종도 못 지키고 잘 보내드리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죄책감이 컸고, 어머니도 생전 내가 가수로 성공하길 바랐는데 지지부진했으니 속상해하시기도 했다. 그러다 '보이스킹'을 한다는 얘길 들었고, 이 무대에서 어머니에 대한 노래를 한 곡이라도 불러드리고 싶은 마음에 출연을 결심했다. 스스로 마음의 짐을 덜고 싶기도 했다.

-우승까지 이뤄냈는데 경연을 되돌아본다면.

▶원래는 1라운드에서 노래 부르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미션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1라운드를 통과하고, 그때 주목도 많이 받았다. 그리고 2라운드, 3라운드까지 하면서 점점 기분이 이상하더라. 게다가 김종서 선배님이 '얘 우승할 것 같다'고 계속 얘기하셔서 준결승부터는 실제로 욕심이 생겨 노래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사실 우승은 전혀 생각도 못해서 2라운드나 3라운드에서 원래 내가 부르던 발라드가 아닌 다른 장르의 '사랑비'나 '아름다운 강산'을 불렀는데, 오히려 그 선곡이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보이스킹'의 우승자 리누가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종서, 조장혁 등 쟁쟁한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하며 경쟁했다.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어땠나.

▶레전드 선배님들이 조언도 정말 많이 해주셨다. '보이스킹' 자체가 경연보다는 같이 동고동락하는 분위기라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줬다. 무대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시면서 여러 경험담을 전해주셔서 좋았다. 특히 조장혁 선배님은 원래도 정말 존경하던 분인데 이번에 만나게 되어 영광이었다. 친하게 지내고 싶어서 먼저 다가가서 얘기하곤 했다. 이제는 같이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 사이가 됐다. 너무 든든하다. 하하.

-'보이스킹'을 통해 얻은 점이 있다면.

▶음악에 대한 자세를 다시 생각하게 됐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불렀을 때 내 이야기에 대입해서 불렀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부른 '가족사진'도 내 이야기를 생각해서 불렀는데 지금껏 부른 노래 중에 가장 반응이 좋았다. 두 노래를 부를 때 가장 기교 없이 불렀는데, 화려한 게 다가 아니라는 걸 몸소 깨달은 것이다. 그리고 조장혁 선배님 무대를 보면서도 바이브레이션을 넣지 않고 부르시는데도 가슴이 울리고 눈물이 나오더라. 진정성 있게 노래를 부른다는 게 무엇인지 배우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 진정성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앞으로 음악 작업에서는 조금 더 음악적 깊이를 더할 수 있지 않을까.

-20년이라는 긴 무명생활을 이어왔다. 어떻게 버텨왔는지 궁금하다.

▶정말 긴 시간이다. 여건이 안 된 게 정말 많았다. 사기도 많이 당하고 안 좋은 일을 여러 번 겪었다. 솔직히 내가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희망이 있으니까 알면서도 속게 되더라. 그렇게 10년 정도 제대로 정식 데뷔도 못했다. 그래서 무대에서 제대로 한 번 노래를 하고 싶은 갈망이 컸고, 주변에서도 '잘하는데 왜 안 뜰까'라고 말하니까, 언젠간 기회가 오면 꽉 잡아야겠다는 자신감으로 버텨왔다. 그래서 이렇게 '보이스킹'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물론 늦었을 수도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르다는 말도 있지 않냐. 아직 내 목이 팔팔해서 다행이다. 하하. 늦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오히려 그간 갈고닦은 실력을 지금 완성도 있게 보여줄 수 있어서 잘 맞았다는 생각이 든다.

 

 

 

 

'보이스킹'의 우승자 리누가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우승 상금 1억원은 어떻게 쓸 계획인가.

▶아직 상금을 못 받았는데, 우선 어머니 병 수발을 하고 생활비로 쓰느라 빚이 좀 남았다. 다행히 상금으로 빚을 다 정리할 수 있게 됐다. 빚을 정리하고 나면 내가 하는 일로 저축도 할 수 있을 테니까 다시 베풀고 싶다. 재능기부를 하면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힘을 주고 싶고, 후원이나 기부 활동도 하고 싶다. 유기견 봉사 활동도 했었는데, 최근 2년간은 생활이 너무 힘들어서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이제부터라도 다시 하면서 나누고 싶다.

-주변에서 많이 알아볼 것 같은데 달라진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

▶유튜브에서 라이브 방송을 하면 시청자가 이전보다 10배 이상 늘어났다. 난생처음 팬카페도 생겨서 매일 들어가고 있다. 앞으로 많이 가입해주시고 함께 소통하면서 지내고 싶다.(웃음) 항상 가까이서 소통하는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이제 팬들과 가깝게 지낼 수 있어서 기쁘다. 주변에서도 '드디어 빛을 본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재야의 고수' '커버 3대장'이란 수식어가 있다.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듣고 싶나.

▶우선은 그 꼬리표를 떼고 싶다. 언더와 오버의 경계선에 있는, 이 애매한 포지션에 대한 수식어를 다 떼는 게 목표다. 앞으로 어떤 수식어를 원하기보다는, '대중 가수' 리누로서 사람들한테 알려지길 바란다.

 

 

 

 

'보이스킹'의 우승자 리누가 서울 종로구 뉴스1 사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앞으로 활동 계획은.

▶앨범을 새로 준비하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나올 예정이다. '보이스킹' 이후로 음악적 깊이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되어서, 가창력만 있는 노래보다는 진정성을 담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노래를 선보이고 싶다. 그리고 단독 콘서트도 하고 싶고, 방송에도 많이 나가서 얼굴을 비추고 싶다. 또 음악 심리치료사에 관심이 많아서 공부를 해서 음악으로 봉사도 하고 싶다. 팬들 중에 '힘들었을 때 노래를 듣고 치유가 됐다'는 반응을 보고 결심하게 된 것이다. 준비를 열심히 해서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다가가는 가수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