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적자 누적에…연매출 60조 한전의 딜레마
[기자의눈]적자 누적에…연매출 60조 한전의 딜레마
  • 신평택신문
  • 승인 2019.07.1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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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래 기자.© News1


(나주=뉴스1) 박영래 기자 = 연매출 60조에 이르는 국내 최대 공기업 한국전력의 최근 행보에는 깊은 고민이 묻어 있다.

세계 5대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2019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내셔널 스폰서' 후원계약은 대회 개막일인 12일 당일에야 이뤄졌다.

그나마 한전과 10개 자회사가 함께 마련한 후원금 액수는 살포시 가려졌다. 비공식적으로 3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한전의 '늑장후원'을 놓고서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한전 안팎에서는 "떡 주고 뺨 맞는 격"이라는 한탄의 목소리도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한전공대 설립을 놓고서도 한전의 고민은 깊어 보인다.

대학 설립에만 최대 7000억원이 들어가고 연간 운영비로 600억원씩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대부분의 비용을 한전이 떠안아야 하는 모양새다.

야당의 반대로 특별법 제정은 꿈도 꾸지 못했고, 정부 재정지원을 이끌어내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 운영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라 앞으로 한전이 막대한 운영비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한전은 소액주주와 일부 보수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을 당한 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강요죄로, 김종갑 한전 사장과 이사진은 업무상 배임죄로 엮었다. 고발장에는 "(한전 임원들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칠 것을 예상하고도 여름철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와 평창 동계올림픽 후원 등을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한전공대 설립 등을 의결한 내용도 고발장에 담으며 배임액이 1조원이 넘는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을 배당하고 자료 확보와 관련자 소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이 30억원을 후원하고도 공개적으로 자랑하지 못한 데는 한전의 악화된 재무구조에 따른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과제인 한전공대 설립에 앞장서 나서지 못하는 이유 역시 적자 누적 상태인 한전으로서는 감당하기에 너무도 벅찬 금액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적자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분기 6200억원 적자, 2분기도 5000억원이 넘는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적자 탈피를 위해 한전은 요금인상을 내심 원하고 있지만 정부 측은 전기료 인상이 자칫 탈(脫)원전 정책 부작용으로 비춰질까 현 정부 임기 내에서 논의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다.

한전은 공기업으로 불리지만 상장회사다. 한전은 산업은행과 대한민국정부, 국민연금공단이 50%가 넘는 지분을 갖는 대주주지만 외국인과 소액주주 지분도 40%가 넘는다.

공기업 역할이 우선이겠지만 상장회사로서 주주가치 극대화도 한전이 안고 있는 과제다. 최근 배임논란에서 한전이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력수급 안정을 도모하고 국민경제 발전에 이바지라는 한전 본연의 역할을 다하면서 주주가치 극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한전 '김종갑호'의 깊은 딜레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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