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결산]②실패한 '믿음의 야구', 냉정한 용병술 필요
[프리미어12 결산]②실패한 '믿음의 야구', 냉정한 용병술 필요
  • 신평택신문
  • 승인 2019.11.19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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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17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6회초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삼진아웃 당한 대한민국 박병호가 아쉬워하고 있다. 2019.11.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도쿄(일본)=뉴스1) 정명의 기자 = 믿음의 야구가 실패했다. 앞으로는 막연한 믿음이 아닌 분석과 데이터에 따른 냉정한 용병술이 필요하다.

김경문 감독이 이끈 한국 야구 대표팀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일본에 3-5 역전패를 당했다. 1회초 김하성의 투런홈런, 김현수의 솔로홈런으로 3점을 먼저 뽑았음에도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패인은 여러가지다. '에이스' 양현종이 평소와 달리 3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다. 3번타자 김재환, 4번타자 박병호는 나란히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강했다.

김경문 감독은 11년 전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이승엽을 믿었던 것처럼 박병호에게 무한 신뢰를 보냈다. 박병호는 이번 대회 8경기를 치르는 동안 한 경기도 빠짐없이 4번타자로 출전했다.

그러나 베이징올림픽 일본과 준결승전에서 역전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린 이승엽과 달리 박병호는 끝까지 침묵했다. 박병호와 함께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받았던 김재환도 함께 얼어붙었다.

김경문 감독은 결승전을 마친 뒤 "중심타선이 끝날 때까지 터지지 않았다"며 패인을 짚은 뒤 "야구가 그래서 또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경문 감독의 믿음은 선발 '원투펀치'를 향해서도 변함이 없었다. 김경문 감독은 "양현종과 김광현의 교체 타이밍은 선수 본인의 의사를 존중하고 싶다. 그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양현종이 등판한 슈퍼라운드 미국전까지는 원투펀치가 사령탑의 믿음에 부응했다. 그러나 12일 슈퍼라운드 대만전에서는 김광현이 3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대만전에서 한국은 0-7 참패를 당했다. 결승전에서는 양현종이 3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다. 이는 곧 3-0 리드를 지키지 못한 3-5 역전패로 이어졌다.

대만전, 일본과 결승전에서 김광현과 양현종은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투수교체는 줄 점수를 다 준 뒤 이루어졌다. 원래 에이스 투수를 1~2회에 교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다른 투수들을 활용했다면 어땠을까'라는 아쉬움도 남는다.

 

 

 

 

 

 

 

17일 오후(현지시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2회말 2사 1,2루상황에서 일본 야마다에게 3점홈런을 허용한 대한민국 선발 양현종이 아쉬워하고 있다. 2019.11.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일본과는 대조를 이룬 대목이다. 일본은 결승전에서 선발투수 야마구치 슌이 1회에만 홈런 2방을 맞고 3실점하자 2회부터 불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야마구치는 올 시즌 15승 4패 평균자책점 2.91로 센트럴리그 다승왕에 오른 일본의 에이스다. 그러나 이날 결승전에서는 1이닝 3실점이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겼다. 대신 야마구치는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감에 의존하는 것보다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이 최근 야구의 흐름이다. 김경문호 역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해 경기에 활용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객관적인 시각으로 과감한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